블로그 이미지
Nisty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85)
인디 음악 둘러보기 (4)
바람 (말하기) (133)
고동 (기분전환) (75)
비 (즐거움) (11)
(46)
구름 (어디, 무엇) (13)
강아지 (0)
동굴 (2)
Total415,403
Today7
Yesterday8


아티스트
감독 미셸 아자나비슈스 (2011 / 프랑스,미국)
출연 장 뒤자르댕,베레니스 베조
상세보기

오래전 어렸을 적에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를 다룬 영화 한 편을 TV 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었어.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은 무성영화 시대에서 잘 나가던 남자 주인공이 유성영화 시대가 되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부분이었지.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실패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주인공은 변화하는 시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성영화에 집착했던 것 같아. 올해 개봉한 아티스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 기억의 영향도 분명히 있었어.

그런데 그것 말고도 끌리는 점들이 있었지. 3D 영화들이 양산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 굳이 흑백의 무성영화 형태로 제작했다는 것이나, 미국의 상업 영화 시상식에서 많은 부분을 석권했다는 점이 그랬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 토렌트 사이트에서 아티스트의 토렌트 파일이 마구 올라오는 걸 보고 극장에 가기로 결심을 했지. (묘하지 않아? 사람은 참 재미있는 동물인 것 같아 ㅋ 나만 이런 건 아닐거라구 ㅋㅋ)

난 곧바로 얼마 전 찰리 채플린의 영화(와 기타 등등의) 이야기를 나눴던 SJ에게 연락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어. KU 씨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기로 결정하고 한동안은 살짝 들떠있었지. 꽤 간만에 극장 나들이를 가는거였거든. 게다가 낮 시간대라서 더더욱 그랬고. 평일 낮 극장가의 한산함을 난 꽤 좋아해. :)

평일 오전에 도착한 KU 씨네마테크는 역시나 조용했어. 단관이라 그런 것도 있을거고, 평일 낮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정말 영화관 같지 않았지. 난 이런 분위기 싫지 않지만, 정말 이대로 좋은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는 정시에, 광고 없이 시작했고 가끔 느껴보는 독립영화관만의 정확함이 그날은 정말 기쁘게 느껴졌어.

영화의 초반은 말야... 살짝 지루했네.ㅋ 사실 처음 영화를 예매할 때 부터 어느 정도의 지루함은 예상하고 있었어. 아무래도 화려한 영상과 웅장한 소리에 익숙해진 상태인데, 그 익숙함을 앗아간다면 허전함이 남지 않겠어? 그런 예상이 어느 정도는 맞아 떨어졌어. 어느 정도는 말야. 하지만 곧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발견했지. 난 예전에 무성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으니까 - 뭐 집에서 찰리 채플린 영화를 주워봤다던가, 지나가면서 EBS 에서 해주는 영화들을 우연히 봤다던가 한 적은 있지만 - 재발견이 아니라, 그건 새로운 발견이었어.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 흑백의 무성 영화는... 화려하지 않고 소리가 없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어. 대사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황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고 등장 인물들의 생각을 예상해야 하지. 자막으로 대사가 나오긴 하지만 정말 중요한 말만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더라구. 처음엔 약간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내 영화에 빠져들게 되면서 답답함은 즐거움으로 승화했어. 영화 안에서 주인공이 그런 말을 하더라. "유성 영화에는 진지함이 없다" 라고. 나.. 불과 두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그 대사에 꽤 공감하게 되어버린거 있지.

영화를 보면서 위트 있는 장면이나 강아지의 연기에 꽤 웃기도 했고, 남자 주인공의 답답함에 살짝 화도 났고, 그 부인의 인생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내용 자체는 지극히 평범한 영화야. 그럼에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뛰어난 배우의 연기를 바탕으로 무성영화를 잘 살려낸 이유도 있었지만, (화면비 부터 시작해서 완전 웰메이드야 ㅋ) 그 틀 안에만 갖혀있는 영화 또한 아니었기 때문이었어. 예컨데 무성영화지만 영화 중간과 후반에 소리도 나오거든.

뭐, 그렇게 영화 한 편 즐겁게 잘 봤네. 연인과 함께 보는 영화로 추천이야 ㅋ (근데 아직도 하려나?)
근데 문득 세상이 변하고 발전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긴 하는데...
점점 더 얕게만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나치게 많이 차려져서 다 먹지 못해 버려지는 음식처럼, 정보들 역시 너무 많이 흘려보내는 건 아닐까. 3D 영화를 보면서 난 얼마나 많은 장면들을 놓치게 되는걸까. 그렇다고, 그걸 되찾아서 다시 보긴 할까 하는 조금 바보 같을지도 모르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던 영화였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Nisty
TAG 영화


늦여름의 해가 푹푹 찌는 아직,
가을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에게 요즘은 공연의 계절이다.

이직하기 전부터 이직하고 난 이후 6개월 정도까지....
근 1년 가까이 되는 기간동안 공연이란 것을 모르고 살았다.
존재를 잊었다는 말이 더 맞으려나.

여러가지에 관심을 갖고, 한참 열정적으로 뛰어들다가도
금방 식어 잊어버리고 마는 특성이 있는 나지만...
이번엔 좀 심했다.

그렇다고, 다른 취미거리를 충분히 즐긴 것도 아니었으니...
그야말로 암흑기라고 할 수 있을까.

뭐, 그런 사실이 중요한 건 아니고...

어제, (정확하게 말하면 그제, 일요일 오후)
사비나앤드론즈 공연을 봤다.

벨로주 1기의 마지막날 공연..
바드 공연을 보는게 정석일거라 생각했지만,
사비나앤드론즈가 끌렸다.

지인에게 추천 받은 그들의 음악,
앨범 속에 녹아든 음악은 섬세함과 슬픔, 절실함 등이 녹아있었다.
아니... 그땐 그렇게 느꼈다. (지금은 따뜻한 면도 보인다^^)

그래서 공연을 보러 가면서 머릿속에 그린 공연의 모습은...
멘트 거의 없이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절절한 음악을 쏟아내는 밴드의 모습... 이었다.

하지만 웬걸. 실제 그들의 음악은 에너지가 넘쳤다.
곡과 곡 사이에 관객과 소통하는 사비나의 이야기에 취한 건 관객만이 아닌듯..
긴 이야기 후의 연주에선 작은 흐트러짐도 느껴졌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들었다.
꽤나.

그렇게 사랑스러운(이런 표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공연을 본 덕분에,
일요일 저녁은 평범한 여느 날들과는 달랐다.

그리고 감사했던 그들을 위해
(또, 벅스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가사들을 찾기 위해)
음반을 사고, 클럽에 가입하는 작은 성의를 보였다.

2주 정도 전이었나...
임경은&조윤성의 공연도 꽤 좋았는데, 역시나 벨로주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좀 지나치게 진지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ㅋㅋ)

그들과 또 다른 좋은 사람들을
시즌 2에서 볼 수 있길 바라며...

잠들기 전 데스크탑에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바람 (말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연의 계절  (2) 2011.08.30
쏟아지는 밤, 잠자리에서 노트북으로  (0) 2011.07.29
깊은 밤에...  (0) 2011.06.07
옛 사람  (0) 2011.05.09
2011년 5월 9일, 월요일 새벽(?) - 자다 깨서...  (0) 2011.05.09
생존신고  (2) 2009.09.08
조우  (0) 2009.05.13
맘 상했다.  (0) 2009.04.02
Posted by Nisty
TAG 공연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티스토리 툴바